폐암은 크게 암 세포 크기가 작은 소세포폐암과 여기에 속하지 않은 비소세포폐암으로 나뉜다. 암종에 따라 쓸 수 있는 항암제가 다르다. 폐암 환자의 80% 정도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렉라자는 비소세포폐암 환자 중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EGFR)가 있는 환자에게 쓰는 표적항암제다. 2018년 미국 제약사 얀센에 기술수출하면서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이 넘어갔다. 최대 1조4000억원에 이르는 계약이었다.
얀센은 그동안 이 약을 이중항체 치료제인 ‘리브레반트’와 함께 쓰는 ‘병용’ 전략에 집중했다. 평가 가치는 50억달러(약 6조6000억원)다. 조 대표의 설명대로 ‘단독 치료제’로도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받으면 시장 가치는 더 커진다.
임상시험을 주도한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아시아 환자와 특정 하위 변이(L858R) 환자에게 효과가 좋은 데 주목했다. 렉라자의 강력한 경쟁자로 알려진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효과를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던 환자군이다. 뇌로 암이 전이된 환자에게도 렉라자는 효과가 있었다. 기존 치료제가 큰 효과를 내지 못했던 환자들이다.
조 교수는 “EGFR 변이는 아시아인에게 많은데 기존 항암제는 아시아인에겐 효과가 다소 떨어졌다”며 “그동안 어떤 표적항암제도 L858R 변이 효과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했다. 렉라자가 폐암 1차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기에 충분하다는 취지다.
국내에서 치료 범위가 확대되면 그에 맞춰 보험 약가는 깎인다. 치료 활용도를 높이는 데엔 유리하지만 싼 약값이 글로벌 약가 책정 기준이 돼 시장성이 떨어질 수도 있다. 유한양행은 균형을 맞추는 선에서 협상에 나설 계획이다.
세계 시장 확대는 얀센의 몫이다. 미국 유럽뿐 아니라 소득 수준이 낮은 동남아시아 등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이란 평가다. 경쟁 약물에 비해 비교적 값이 저렴해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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